제목 | 자라실의 최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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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민속/전설 |
내용 | 자라실의 최부자 「 그놈들은 일을 하지않고 잣치기만 하면 밥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흥」 오늘 아침에 소작꾼들을 모아놓고 최부자는 일대 연설을 했다. 작년보다 풍년인데 어째서 곡식이 잘 안되느냐는 것과 항상 놀고 먹으려하니 부자로 살 수 있겠느냐고 소작꾼들을 나무라기도 했었다. 금년부터는 쌀가마니를 더 받아야겠다고 으름짱을 놓고 방에 들어온 최부자는 오늘부터는 열심히 일을 하겠지 하고 웃음지었지만 소작꾼들은 최부자가 하는 것이 아니꼬와서 모두 산모퉁이에서 잣치기를 하며 즐 기고 있었다. 부자가 될 수록 노랭이가 되는 최부자를 좋다는 사람은 마을에 한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하인들까지도 눈을 흘기며 돈에 어두운 최부자를 나쁘게 생각하였지만 최부자는 그런곳에 아랑곳이 없었다. 그가 소작꾼이나 하인들에게 심하게 하면 할수록 농사는 더욱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올 가을부 터는 아주소작을 떼어버리고 다른 사람을 불러다가 농사를 짓겠다고 더욱 으름장을 놓았다. 심하게 굴면 심하게 굴수록 더욱 농사일이 잘 안되는 어느날 노승이 한사람 나타나선 문전에서 시끄럽게 목탁을 치더니 시주를 달라 했다. 그렇잖아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있던 최부자는 힘이 센 하인을 시켜 중 을 끌어들이도록 하고 뒷마당에 엎어 눕힌 다음 곤장을 치기 시작했다. 「야 이놈아 네가 중이면 중이지 남이 뼈아프게 거둬 드린 곡식을 거저달라고 해 이놈아 그렇잖아도 농사도 잘 안되는데 잘 만났다. 이놈아 너 우리 게으른 소작꾼놈을 대신해서 한번 맞아봐라 쳐라」 하인은 스님 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때리라는데는 할 수 없이 매를 들었다. 힘껏 때릴수가 없어서 살짝 때렸는데 곤장이 뚝 부러졌다. 중이 머리를 숙인채 빙그래 웃었다. 다시 곤장을 들고 이번에는 힘껏 쳤다. 허나 곤장이 응덩이도 닿기도 전에 뚝 부러진다. 곤장 사십개가 사십번 치는 바람에 모두 부러지자 최부자는 불길한 것을 예감했던지 「너 이놈 아주 고얀놈 보리쌀 한접시만 받아가지고 썩 꺼져라」 하고 돌아서자 중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보리쌀 한 접시를 얻어가지고 그집을 나왔다. 보리쌀 한접시를 바랑에 지고 대문을 나오자 소작꾼들이 모여서 그를 걱정했다. 허나 중은 껄걸 웃으면서 「여보세요 부자 될려며는「자라봉」연못에 있는 금빛자라를 잡아야지 농사만 지어가지고 부자가 되겠 소」 하곤 사라졌다. 중이 사라지자 소작꾼들은 자라봉에 금빛 자라가 있기는 있으나 어떻게 그걸 잡느냐고 걱정들을 하는데 대문간에서 소작꾼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최부자가 활짝 문을 열고 나오면서 「이놈들아 그러니까 생전 그모양 그꼴이야 자라는 내가 잡을테니 나를 따라와 나를 따라오면 따라오는 놈들에게만 쌀한말 겉보리 한가마 줄테니까」 하곤 앞질러가니 곡식을 준다는데에 모두 따라나섰다. 「자라봉」에 올라간 최부자는 물을 푸게하고 그 물을 쳐서 못속에 있는 송사리 하나까지 모두 잡았다. 물을 푸고 고기새끼까지 씨가 마르도록 잡았으나 금빛 자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 소작꾼들을 못 속에 들어가게 하고 땅을 뒤지자 못가운데서 굴이 파지듯 큰 등성이가 한쪽으로 기울더니 누런 자라가 나타났다. 소작꾼들은 겁을 먹고 달아났다. 허나 최부자는 이때라고 생각하였던지 몽둥이를 들고 못속에 들 어가서 누런 자라를 마구 때리자 슬픈 비명과 함께 죽었다. 중의 말대로 큰부자가 되기 위해선 누런 자라를 죽여야 한다는 말에 누런 자라를 때려 죽인 최부자는 집에 돌아와서 소작꾼들에게 자라를 죽인 것은 내가 죽였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겉보리 한되씩을 줘서 보냈 다. 누런 자라를 죽인 최부자는 내년쯤이면 큰 부자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방에 누웠는데 이상하게도 몸이 춥고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길로 병석에 눕게 되었다. 최부자의 병은 시름시름 앓다가 이제는 완전히 병석에 눕더니 기동을 하지못하게 되었다. 그리곤 십년을 앓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십년동안 병환 끝에 최부자의 집은 완전히 몰락해갔고 집터엔 큰 구렁이가 몇마리 오래도록 집을 지켰으며 못에는 다시 누런 자라가 살게 되었다 한다. 그후부턴 마을이 고루고루 잘사는 마을이 되어갔다 한다. 평라리(坪羅里)「자라실」이란 마을이 있고「자라봉」이라는 산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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