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주산의 동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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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민속/전설 |
내용 | 성주산의 동삼 산허리로 내려오는 바람은 차가웠다. 냇물은 꽁꽁 얼어붙어서 빙판위에 다시 떡가루처럼 눈이 쌓였다. 산밑에 자리한 박선비의 집에서 아침 노을이 밝아지자 문을 열고 바깥을 내려봤다. 몇일을 두고 사람의 인기 척 하나없는 산과 산이 접한 들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지가 있을뿐 지나는 짐승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벼슬살이 하다가 뜻한바 있어 이곳으로 낙향(落鄕)해 버린 박씨는 싸립문 앞으로 나와 한바퀴 주위를 훑어보고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옆방에서 아버지의 기침소리가 들렸다. 아마 어제 저녁에도 늦게까지 몸이 불편한 것을 보고 잠이 들었던 그는 오늘은 약을 구하러 산에 올라야겠다고 생각했다. 자기옆에선 아들이 곱게 숨을 새근덕거리며 잠이 들었다. 오늘 약을 구하러 산에 오르는길에 오늘부터 아들은 산마루에 있는 절에 맡기어 글 공부를 시키기로 하였으니 같이 동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침밥을 먹고 아들이 덮 고 잘 이불을 밧줄로 묶어서 등에 짊어지고 그는 아들을 앞세우고 집을 떠났다. 그의 허리엔 망태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한손으로 끝머리를 날카로운 쇠붙이를 세갈래로 갈라서 꽂아 놓은 지팽이를 들고선 집을 나섰다. 박씨는 생각하기를 동삼을 구한다는 것은 첫째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 는 말을 몇번이고 들었었다. 아버지 병환에는 동삼(童蔘)밖에 약이 없다니 그 동삼을 구하러 오늘도 산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는 우선 절에 들려 아들을 맡기고 돌아섰다. 아들에겐 열심히 글을 읽으라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섰다. 그날도 그는 산을 하루종일 헤매었다. 하얀 눈으로 덮인 산 양지바른 곳부터 찾아 헤맸다. 동삼은 양지바른 곳 큰 나무 그늘이나 바위 그늘에 있다는 소문을 들은 그는 산비탈을 넘어지면서 여기저기를 헤맸으나 오늘도 동삼 한뿌리 발견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헛탕을 치고 내려와선 아버지 의 병환을 살핀다음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잠이 들어버렸다. 그가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 곤한 잠자리에 들어서 코를 드르렁거리고 잠을 자다가 깜박하는 사이에 꿈을 꾸게 되었다.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서 말하기를 「그래 아버지는 하루하루 쇠약해서 죽어가는데 잠도 잘 자는구 나. 동삼이 없으면 네 아들 고기라도 먹으면 부친 병이 쉬 나으리라 자식된 도리로 아버지를 구해야 할것이 아니냐 ?」 그는 깜짝 놀래서 눈을 떴다. 자식이 아버지를 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동삼을 구하지 못하면 아들의 고기라도 먹이면 아버지 병환이 낫는다니 아버지 병환을 고치기 위해서 자식을 죽이라는 것 이다. 그는 그때부터 잠자리에 들지못하고 그냥 밤을 새우고 새벽 일찍 가까운 한약방에 들러서 아버지 병환에 사람고기를 먹이라는데 그럼 병이 낫겠느냐고 물어봤다. 한의사는 한참 생각한 끝에 옛날에는 그렇게 해서 노인들 병을 많이 고쳤다고 말해준다. 그는 한의사의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선 바로 산으로 올라와선 바로 산으로 올라가서 동삼을 찾았다. 그러나 동삼은 아무리 찾아도 아무데도 없었다. 그는 집으로 내려와서 아내에게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하며 자식은 죽더라고 아버지 병환은 고쳐야겠다고 말했다. 아내는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고 통곡을 하더니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며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 않 겠느냐고 승낙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식을 죽여서라도 아버지 병환을 고쳐드려야겠다고 그는 절로 올라갔다. 그가 절 언덕을 오르는데 아들이 언덕 아래서 놀고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내일 집을 다녀가라고 말하고 내려왔었다. 그 이튿날 부모들은 솥에 물을 끊이고 아들이 나타나기만 기다렸다 눈물을 흘리며 불을 때고 있는데 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집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아버지와 아내가 서로 마주보고 눈물을 흘리다가 아버지가 크게 마음먹고 아들을 펄펄 끓는 물에 넣었다. 아들은 살려달라고 한번 외칠뿐 아무 소리가 없었다. 남편과 아내는 한참만에 약으로 아버지에게 드릴려고 솥뚜껑을 열었으나 솥안엔 펄펄 끓는 물만 있을뿐 아들의 시체는 없었다. 그들은 생각하기를 아마 모두 약이되어 물이된 모 양이라고 그 물을 떠다가 아버지에게 드렸더니 한사발 물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두사발 물을 마시고 기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버지 병환을 고친 것이다. 그 후 아버지 병환은 고쳤으나 아들을 잃은 서러움에서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아들이 덮고자던 이불과 옷을 가져오기위해 이번에는 아내가 절로 올라갔다. 아내가 절로 올라가서 한참 망설이다가 아들이 공부하 던 방문을 슬그머니 열었더니 거기엔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녀는 자기 눈을 의심하고 몇번이고 눈을 닦고있는데 아들이 눈치채고 「어머니!」 하고 자기곁으로 반가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했다. 산신령님이 보낸 아들이 바로 동삼이었구나 ! 하고 오래오래 산신령님께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