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창암장사와 호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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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민속/전설 |
내용 | 창암장사와 호랑이 웅천면(熊川面)을 지나 주산면에 들어서면 창암리에 주막이 두집이 있는데 주막집 앞에는 큰 느티나무가 한그루 서 있었다.한 여름철이면 간치(간치)장을 보고 웅천(熊川)장을 보러가는 보부상인들이 여기에서 하 룻저녁을 자고 다음 장을 보는 것이 상식이여서 닷새에 한번씩은 꼭꼭 사람들이 붐비었다. 하루는 이곳에서 힘깨나 쓴다는 황장사가 목이 컬컬해서 주막에 내려왔다가 술을 한잔 마시고 마침 장꾼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팔려서 한잔두잔 마신 술이 그만 취해서 그냥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이 들어버렸었다. 그가 잠자리에 누워서 코를 드르렁드르렁 하고 황소처럼 쓸어져서 잠이 들자 곁에서 잠자던 장꾼들은 잠을 잘 수 없어 한쪽으로 몰쳐지는 바람에 그만 혼자서 한쪽에서 여덟팔자로 잠을 자게 되었다. 밤은 깊어서 어느듯 산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깊은 밤이었다. 황장사가 잠이 들어있는데 어쩐 일인지 몸이 둥둥 떠있는 것 같아서 바짝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가 호랑이 등에 업혀서 달려가는 것이었다. 술에 취했지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은 차리라는 옛말이 생각이나서 정신을 차리고 살펴봤다. 자기를 태운 호랑이는 성주산 아래로 굽이치더니 산길을 통해서 자꾸만 북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황장사는 생각하기를 이제는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다가도 그까짓껏 한번 싸움판을 벌려 봐야지 하고 가만이 죽은 듯 매달려서 그냥 호랑이에게 끌려갔었다. 호랑이는 오서산으로 들어서더니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동안을 산으로 오르더니 산 중턱에 서선 자기를 판판한 바위 위에 올려놓더니 한참동안 앞다리를 들고 자기 얼굴을 문지른 다음 굴속으로 들어갔 다. 황장사는 이때 도망가야겠다고 눈을 떠봤다. 그러나 도망가기는 너무나 어두워서 날이 새기만 하면 한바탕 싸워보고 물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가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이슬이 내려서 그의 몸이 축축해졌다. 한참동안 호랑이는 굴속에 들어가 있더니 한번은 나와서 그의 주위를 한바퀴 돌고선 다시 굴속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날이 밝기 시작했다. 날이 서서히 밝아지자 그는 싸움장소를 찾기위해 주위를 살펴봤다. 가파른 언덕에 큰 굴이 하나 뚫어져 있었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였다. 그는 슬금슬금 기여서 낭떠러지를 살피고 있었 다. 싸움이 벌어진다면 여기에다 호랑이를 밀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바위에서 바위틈을 살피는데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재빠르게 바위위로 기여 올라가서 죽은 듯이 누워버렸다.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는 한쪽 눈을 뜨고 슬그머니 앞을 바라봤다. 호랑이가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새끼들을 이쪽으로 몰며 가까이 오고 있었다. 「옳지 이젠 나를 잡아 먹을라나보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가슴을 조이며 때만 기다렸다. 어미 호랑이는 그 앞으로 가까이와선 그를 거꾸로 밀치고선 등을 발톱으로 일자로 가르는 것이 었다. 그는 몹시 아파서 몸을 움츠렸지만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호랑이가 새끼호랑이들을 자꾸 자기 몸근처로 몰고 있는데 어데선가 바위가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큰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선 새끼 한 마 리를 채갈려고 새끼 한 마리를 발톱으로 잡아다닌다. 새끼가 독수리에게 물려가게 되자 어미 호랑이는 그쪽으로 가선 독수리와 싸움이 시작되었다. 독수리는 하늘로 날으면서 호랑이에게 덤벼들었다. 독수리는 호랑이 새끼를 채가기 위해서 어미 호랑이 곁으로 덤벼 들고 있었다. 호랑이와 독수리의 싸움이 한참 계속되더니 호랑이가 잠깐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이에 옆으로 빠져나온 독수리가 새끼를 바싹 채가지고 하늘로 날랐다. 어미 호랑이는 독수리에게 덤비기 위해서 몸을 크게 뛰었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호랑이는 날아가는 독수리를 잡은 듯 뛰었다가 그만 낭떨어지에 떨어지더니 칡넝쿨에 걸려서 몸부림 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황장사는 이때라고 생각했다. 곁에서 기어 다니는 호랑이 새끼를 번쩍 들어서 어미 호랑이가 걸친 칡넝쿨에 집어 던지고 산을 내려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호랑이에게 한번 업혀갔던 황장사는 그후 담력이 더욱 거 세어졌으며 백살이 넘도록 장수하였다 한다. |